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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아이 잘 자라길 바란다면 부모와 교사의 신뢰관계 보여줘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11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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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과장 최명희 교수
 

 

지난 1일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과장 최명희 교수를 만나 보육교사의 인성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선생님이라는 직업의 윤리는 다음 세대의 인류를 만드는 거예요. 자기가 행복하고 자아존중감이 높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좋은 인성을 갖춘 아이로 키울 수 있어요.”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과장 최명희 교수의 말이다. 30여 년째 영유아 교육에 몸담고 있는 최명희 교수는 보육교사의 여러 자질 중에 ‘인성’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실제 강의 현장에서도 학생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생님이 되기 전에 ‘베풀어서 느끼는 뿌듯함’을 많이 느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 지난해 8월 출간한 저서 ‘교사다움’(공동체) 역시 영유아 교사의 인성과 윤리에 대한 강의가 바탕이 된 책이다.


지난 1일 경기 성남시 금광동 신구대학교에서 최명희 교수를 만났다.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한 가정뿐만 아니라 온 나라의 중요한 과제가 된 오늘날. 어느 때보다 보육의 질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보육교사의 인성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인성’이라는 단어는 교수님의 교육철학을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 영유아 교사에게 인성을 강조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인성은 자기조절력이에요. 자기조절력의 바닥에는 자아존중감이 있죠. 자아존중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에요. 성장하면서, 부모나 교사 같은 성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거거든요. 공감, 배려, 협동, 용서, 이 모든 게 자기 안에 있는 성격들을 조절하는 힘에서 나오는 거예요. 그게 개인적으로는 인성이고 사회적으로 보면 윤리겠죠. 개인의 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윤리가 형성되는 거예요.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 특히 어린아이의 선생님이에요. 행복한 영유아기를 만들어주는 게 제일 좋은 인성교육이에요.


선생님이라는 직업의 윤리는 다음 세대의 인류를 만드는 거예요. 자기가 행복하고 자아존중감이 높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좋은 인성을 갖춘 아이로 키울 수 있어요. 영유아기는 성향, 기질, 삶의 태도, 자아존중감 등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내적 에너지가 대부분 만들어지는 시기예요. 심리학이나 뇌과학의 많은 연구에서, 영유아기의 애착이나 신뢰 경험들이 일생을 좌우한다고 밝히고 있어요. 다만 우리가 그때를 기억을 못하니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 거죠. 저는 영유아 교사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웃음)”

 

Q. 교수님 저서 ‘교사다움’에서, 교사는 “지식의 완성체”가 아니라 “지식의 탐색자”(46~47쪽)여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유아 교사에게 지식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식은 세상에 대한 모든 호기심과 궁금증을 말하는 거죠. 선생님이 답을 주려고 하면 안 돼요. 궁금한 것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는지, 아이에게 지식의 동반자가 돼주는 것이 보육교사의 역할이에요. 다양한 환경을 보여주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게 대화를 나누는 거죠. 그게 지식을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지식은 쌓이는 축적물이 아니에요. 나에게 새롭게 들어온 정보를, 내가 이미 갖고 경험과 융합해서 새로운 뭔가를 찾아내는 거거든요. 그런 융합이 지식을 구성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해야 할 역할은 그걸 위한 상호작용이죠.”

 

지난 1일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과장 최명희 교수를 만나 보육교사의 인성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 교수는 "기다림이 가장 좋은 교수법이자 양육법"이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행복한 영유아기를 만들어주는 게 제일 좋은 인성교육”

 

Q. 말씀하신 것처럼, 영유아 교육은 특히 대화을 통한 상호작용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영유아 교사가 지녀야 할 대화의 원칙은 무엇일까요?


“잘 듣는 게 중요하죠.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게 중요해요. 아이들은 정확하게 어른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정, 움직임 같은 자기만의 언어로 말하거든요. 그런 것들까지 다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고, 또 답을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죠. 부모들이 아이와 소통이 잘 안 되는 이유 중에도, 말을 너무 빨리 하거나, 어른의 톤을 쓰거나, 어른의 문법을 쓰거나 하는 것들이 있어요.”

 

Q. 이런 대화의 원칙들을 참 견지하기 어려운 때가 바로 훈육을 할 때입니다. 교사나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훈육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지점 한 가지만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결론은 이것 하나예요. ‘부모나 교사 자신이 자기를 조절하는 것을 아이한테 보여줘라.’ 아이가 그것을 배우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훈육이죠. 제가 책에도 ‘사노물책 사희물락(乍怒勿責 乍喜勿諾)’이라고 썼는데, 잠깐의 분노로 남을 꾸짖지 말고 잠시 기쁘다고 덜컥 허락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아이들은 수시로 변해요. 부모 입장에서는 늘 그런 변화를 처음 보기 때문에 간혹 낭떠러지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하는데, 대부분은 발달적 특성이에요. 그러다 말아요. 일희일비 하다가는 아이와 늘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거죠. 부모가 자기를 조절하는 것. 다른 말로 하면 곧 기다림인데, 그게 가장 좋은 교수법이고 양육법인 것 같아요.”

 

Q. 실제 강의 현장에서는 영유아 교사의 인성을 위해 어떤 교육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성은 지식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저희가 강조하는 것이 봉사활동이에요. 3년째 해마다 120여 명의 학생이 서울시 어린이 행사인 다둥이마라톤에 봉사를 하고 있잖아요. 다문화센터, 어린이재활병원 등 지역사회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한 학년에 80~90명 되는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봉사에 참여합니다. 3학년 학생은 3년 내내 한곳에서 봉사했다는 것에 굉장히 뿌듯해하죠.


봉사프로그램을 조금 더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선생님이 되기 전에 ‘베풀어서 느끼는 뿌듯함’을 많이 느껴야 해요. 그래야 이 학생들이 나중에 보육교사가 됐을 때 아이들에게, 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지, 왜 다른 사람과 도와야 하는지, 그게 어떻게 모두를 이롭게 하는지 알려줄 수 있거든요. 자기가 먼저 느껴야 돼요.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을 졸업한 학생들이 곳곳에서 좋은 사람, 좋은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5월 20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형제, 자매, 남매와 함께 달리는 5월 가족축제 아장아장 다둥이 마라톤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생들은 3년째 해마다 12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봉사활동 강조 이유… “교사는 ‘베풀어서 느끼는 뿌듯함’ 많이 느껴야”
 
Q. ‘선생님을 키우는 선생님’으로서, 특히 인성을 강조하시다보면 학생들에게 본(本)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도 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은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내기가 힘들어요. 자기가 겪은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교사모델을 얻었을 확률이 적은 거죠. 교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은 그들이 공부하는 기간 동안 교사로서의 인성을 갖추도록 도와야 하죠. 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하고, 회복탄력성을 통해 행복을 찾는 게 교사다운 거죠. 절대 학생들을 혼내거나 무시하거나, 자격지심에 빠지게 하지 않아요.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맨 처음에, ‘여러분이 잘 하지 못해도 기다리고 믿어줄 거예요. 놀라운 사랑을 경험할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도 그런 교사가 되어주세요.’라고 말하죠. 좋은 선생님을 봐야 좋은 선생님이 되잖아요.”
 
Q. 7월 20일 발표된 육아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교사들은 ‘낮은 처우’(55.6%)와 ‘교사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22.7%)을 꼽았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교사들의 인성에는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당연하죠. 개선돼야 할 점이 정말 많죠. 새 정부도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기대감은 커요. 많은 교사들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는 근로환경에 있죠. 또 평가나 점검 때문에 문서 작업을 해야 한다거나, 보육 외 업무가 너무 많아요.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을 뺏기는 거죠. 교사들이 아무리 마음을 조절해도, 여러 아이들과 부모들을 상대하다 보면 정서적 소진이 너무 심해요. 그래서 교사들의 근속연수가 짧고 이직이 많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직업이라고 본다면, 처우가 좀 개선되기를 바라기를 정말 바라고 있죠.”

 

Q. 지난달 19일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됐습니다. 그 가운데 보육환경에 대한 약속들도 여럿 보이고요. 가장 우선적으로 힘을 좀 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정책은 무엇인가요?


“다른 정부에 비해서 보육공약이 많지는 않은 정부예요. 예를 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통합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있단 말이에요. 유보통합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보육의 질과 유아교육의 질이 동등하게 개선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있는데, 그 부분은 공약에 없어요. 보육계에서는 애석해하는 부분이죠. 지금 정부가 약속한 것들 중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이 중요하죠. 민간어린이집은 운영이 굉장히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운영이 어렵다는 건 보육교사들의 처우와 직결될 수밖에 없거든요. 국가가 어떤 형태로든 처우를 보장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보육의 질이 보장되는 거죠.”

 

지난 1일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학과장 최명희 교수를 만나 보육교사의 인성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보육정책 중 유보통합에 대한 약속이 빠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였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문재인 정부 ‘보육교사 근무환경 개선’ 약속, 기대감 커”

 

Q. 육아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서 충격적으로 읽은 대목이, “부모로부터 모욕적인 말이나 폭행을 경험한 교사가 21.6%이며, 타인의 경험을 보거나 들은 경우도 22.8%”이어서 “이러한 경험이 교사로서의 직업행복감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응답”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교사가 아이를 대할 때의 인성만큼이나 부모가 교사를 대할 때의 인성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부모들이 어떤 점을 좀 유념해주면 좋을까요?


“아이를 둘러싼 가장 가까운 환경들이 있어요. 엄마, 아빠, 선생님. 아이한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겠죠. 아이와 환경 간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건, 환경과 환경들 간의 관계예요. 부모의 둘 사이의 관계, 부모와 교사의 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아이한테 쏟는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과시할 게 아니라, 부모와 교사의 신뢰로운 관계를 보여줘야 해요. 그게 가장 좋은 교육환경이에요. 우리는 공공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권리가 아주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공공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책임에 대해서도 얘기할 때가 된 것 같아요.”

 

Q. 30여 년 동안 영유아 교육에 몸담으셨는데요, 이 현장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현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행복한 이야기가 한 보따리예요.(웃음)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사람이에요. 그게 선생님의 짜릿한 매력이에요. 영유아기는 기억을 못할 테지만, 내가 그렇게 가르친 것이 아이의 일생 동안 영향이 끼칠 거라고 믿는 직업이거든요. ‘아이가 내 마음을 읽었어!’ ‘아이가 나 때문에 변했어!’ 선생님이 옳게 살지 않으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없어요.”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끝까지 읽은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남겨주십시오.


“제가 ‘교사다움’의 서문에도 쓴 글인데요, ‘한 사람의 정성스러운 삶은 다른 사람의 삶에 영원히 살아 있다.’ 그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교사부터, 부모부터 자기 자신이 정성스럽게 살면 돼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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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화 기자(kh.choi@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