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보통은 봄, 가을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잘 걸릴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여름철에 감기로 고생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밖은 더워서 땀이 줄줄 나고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틀

고 생활하며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기 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보통 3일 정도 열이 난 후, 7~10일간 콧물과 기침으로 고생합니다. 그 후에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등의 합

병증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회복하게 되죠. 다만 감기를 심하게 앓는 경우 고열로 인해 열성경련을 일으키거나, 열꽃이 피

거나, 구토나 설사 등의 바이러스성 장염의 증상을 동반하여 애를 먹기도 합니다.


그 중에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열’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활성

화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열이 오릅니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은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열을 잘

겪으면서 아이의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와 충분히 싸우며 훈련할 기회를 준다면 이후에 잔병치레가 줄어듭니다. 열이 난

다고 해서 초기부터 해열제를 먹으면 오히려 아이의 면역체계를 강화할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발열은 아이

면역력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인이니, 해열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열감기에 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리고 해열제가 꼭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요?

열이 나는 초기에는 몸에서 체온을 올리기 때문에 아이가 떨면서 추워해요. 추워한다고 해서 두꺼운 이불을 덮어주시면

열이 갑자기 오르며 열성경련이 올 수 있으니, 얇은 이불을 덮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또한 추워하는 동안은 물수건으로

아이 몸을 닦지 않습니다. 이후에 열이 충분히 오르고 나면 더워하는 때가 와요. 그럴 때는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아이 몸

을 닦아주세요.


열이 나는 동안은 체내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자주 먹여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맹물이나 보리차, 메밀차

등도 좋습니다. 아이가 8시간 동안 소변을 보지 않는다면 탈수가 우려되니 병원에 가서 아이 몸 상태를 체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보통은 목이 부어서 열이 나는 경우가 많고 열이 나는 동안은 소화 흡수력이 떨어지니, 억지로 먹이지 마

시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여주세요.


아이 컨디션이 좋아 잘 놀고 잘 잔다면 열이 39도가 넘더라도 해열제를 먹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너무 힘들

어서 보채고 잠도 잘 못 자면, 해열제를 먹여 열을 1~1.5도 정도 떨어뜨려 컨디션을 조절해 주시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열이 내리고 나서 기침,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어린이집, 유치원 활동을 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

도록 해주세요.


다만 5일이 지나도 고열이 계속되면서 해열제로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감기 말고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통과 구토가 동반되면 뇌수막염, 발진이 동반되면 돌발진, 홍역, 수두, 소변

볼 때 불편해하면 요로감염, 설사가 있으면 장티푸스, 딸기모양 혀가 나타나면 가와사키병이나 성홍열을 의심할 수 있습

니다.


*칼럼니스트 최정윤은 경의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파주 함소아한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한 한방 소아

과 회원, 한국줄기세포학회(KSSCR)회원,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www.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