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오재원 교수의 '우리 아이 튼튼하게'

아기는 태어나서 잠깐 깨어 있다가 곧 잠들기 때문에 출산 후 바로 젖을 빨려야 한다. 수시로 아기에게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첫 모유 수유 시간과 생후 2일 동안 모유 수유 횟수가 생후 5일간의 모유량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중요하다.

초유는 하루 50~200mL로 양이 적으나 생후 3~4일에 양이 증가해 6개월에는 하루 800mL가 분비된다. 모유의 열량 밀도가 낮으면 영아는 더 많이 먹게 되며, 모유량이 늘게 된다.

예를 들어 체지방이 매우 적은 수유모에서 모유의 지방함유량이 낮아 열량밀도가 15% 감소한 경우 모유량은 5~15%까지 증가한다. 모유가 부족하지 않으려면 출생 후 초유를 가능한 빨리, 자주 먹여야 2~4일 후 모유량이 증가하게 된다. 출생 후 바로 먹일 수 없는 상황에선 유축기나 손으로 2~3시간마다 규칙적으로 짤 수도 있다.
 

모유가 부족해도 우유병으로 분유를 먹이지 말고 컵이나 튜브, 모유 생성유도기를 이용해 먹인다. 모유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로는 수유시간과 기간을 잘 조절하지 못했거나 수시로 분유로 보충했거나 유방 울혈이 생겼을 때, 신생아나 영아를 격리했을 때, 수유 자세나 젖 물리는 법이 올바르지 않을 때다.

◇ 모유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 경우

1. 아기가 24시간 동안에 적어도 8회 이상의 젖을 먹는다.
2. 젖을 먹는 동안 젖이 나오면 빠는 리듬이 늦어지고 또 꿀꺽 삼키는 소리를 낸다.
3. 아기가 생기가 있고 근육의 긴장이 좋으며 피부가 건강하다.
4. 수유 사이에 만족스러워 한다.
5. 아기는 24시간에 6번 혹은 그 이상의 소변을 보고 소변은 옅은 색이다.
6. 수유모의 유방은 먹이기 전에는 불고 먹이고 나면 부드러워 진다.

◇ 모유량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경우

1. 하루의 체중 증가가 18g 이하다.
2. 출생 후 3주가 돼도 출생체중에 못 미친다.
3. 체중 증가 곡선을 적절하게 따라가지 못한다.
4. 에너지 보존을 위해 잠을 길게 잔다.
5. 기운이 없어 보이고 약하고 높은 소리를 내며 운다.
6. 소변 횟수가 적고 농축되어 있으나 소변 배설은 정상일 수도 있다. 대변 횟수가 적거나 아주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변과 대변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
7. 아기가 젖에 계속 매달려 있다.
8. 얼굴이 걱정스러워 보이고 피부에 주름이 잡힌다.

◇ 대소변으로 모유량 판단하기

신생아의 대변이나 소변으로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 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모유 수유아의 정상 배설 양상은 출생 후 1~2일에는 하루에 평균 1~2개의 소변 기저귀를 사용하며, 출생 후 3~5일에는 하루에 평균 최소 6개의 소변 기저귀와 3~4번의 대변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종이 기저귀로는 하루에 5개 정도다.

생후 6주 후에는 아기의 방광용적이 증가해 기저귀가 하루 5~6개 정도로 줄며 색깔은 흐리다. 만약 생후 5일이 지나서도 아기의 소변 기저귀가 하루에 6개 이하이면 탈수 증상을 점검해야 한다. 아기가 보채거나 늘어지는지, 울음소리가 약한지, 피부의 탄력이 저하되었는지, 입 안과 눈이 말랐는지, 대천문이 쑥 들어가 있는지, 열이 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 모유 분비의 조절

일반적으로 모유량은 수유아기의 필요에 맞춰서 나온다. 아기에게 수시로 모유를 먹여서 유방을 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유의 분비는 분비 단계와 모유 사출, 국소적으로 유방에 남아있는 모유량으로 조절된다.

호르몬 중 프로락틴은 모유를 분비하게 하며 옥시토신은 유선에서 근상피세포를 수축시켜 모유를 짜내어 먹을 수 있게 한다. 두 단계 모두 영아가 빠는 것과 유두의 자극이 중요하다.

▲ 프로락틴의 분비

이 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하루 7~20번, 최대 75분간 간헐적으로 분비된다. 프로락틴은 주기성이 있어 밤 또는 잠잘 때 증가한다. 수유를 시작하면 프로락틴이 더 증가한다. 출산 후 수유하지 않으면 2~3주 내에 임신하지 않았을 때 수준으로 떨어진다.

▲ 유방에서의 국소적인 조절

유선에 모유가 남아 있으면, 남아 있는 모유로 유선이 신전(stretching)돼 압력 또는 화학적 물질에 의해 생성을 조절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꾸준히 일정하게 모유를 수유하면 국소적인 요인이 안정적으로 분비되도록 적응되게 한다.

따라서 모유량을 증가시키려면 유방에 모유가 남아 있지 않게 수시로 수유해야 한다. 수유를 하면 유륜 주위의 감각신경세서 중추신경계로 자극이 전달되어 뇌하수체 후엽에서 옥시토신이 방출된다.

모유 사출반사(milk ejection reflex)는 아기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보거나 듣는 것으로도 자극이 돼 심리적 요인이 중요한 신경 내분비 반사이다. 모유 사출반사가 일어나면 수유 중에 반대쪽 유방에서도 모유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 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음주, 심리적 요인, 소음 등은 옥시토신 분비를 감소시킨다. 알코올은 옥시토신 분비를 강력하게 억제한다. 모르핀은 동물실험에서 옥시토신 방출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해외 논문 50여편과 국내 논문 110여편 발표하였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하였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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