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후기 이유식 Check point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편식하는 아이들이 거부하는 식품의 대표 주자 '채소'. 이는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학습한 ‘쓴 맛 나는 독성을 가진 식품’이라는 인식, 또는 ‘낯선 음식에 대한 심리적 낯가림 현상’ 때문이라고 식품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명 ‘푸드 네오포비아’로 불리는 이 현상의 원인과 해소 방법을 풀무원 베이비밀 전윤희 연구원에게 물었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단맛은 좋은 것, 신맛은 상한 것, 쓴맛은 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채소는 쓴맛, 독이 있는 맛으로 여기고 거부 반응을 보인다. 성장 시기에 채소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바꿔주려면 많이 보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최선이다. ⓒ풀무원
◇ 원인부터 알자, 편식의 법칙
섭식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면 특정 식품에 대한 거부는 새로운 음식을 차근차근 먹어가는 과정에서 몸이 적응을 위해 자연스럽게 나타내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편식 성향은 4~5살이 될 때까지 지속하다가 나아지는 아이가 있는 반면, 이 시기에 습관을 잘못 들여 평생 특정 식품을 안 먹는 아이도 있다. 이유식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아이의 편식 습관이 굳어지기 전,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편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되, 식품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적응시켜가며 ‘이 음식은 좋은 음식’이라고 기억하게 해주면 아이의 장기적인 편식을 막을 수 있게 된다.
풀무원 베이비밀 전윤희 연구원은 “아이는 본능적으로 단맛은 좋은 것, 신맛은 상한 것, 쓴맛은 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채소는 쓴맛, 독이 있는 맛으로 여기고 거부 반응을 보인다. 성장 시기에 채소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바꿔주려면 많이 보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한 가지 식재료에 익숙해지려면 최소 8번 이상의 섭취를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한 식재료만 며칠 쭉 먹이는 게 아니라 여러 재료를 돌려가면서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다. ⓒ풀무원
◇ 편식 더 부추기는 엄마의 실수
안 먹겠다고 입을 꾹 다물고 거부하는 아이에게 ‘한 숟가락만 더 먹자’고 어르며 쫓아다니거나 ‘이거 먹으면 다른 거 해줄게’라는 식으로 보상을 약속하는 건 아이의 편식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실수이다. 아이에게 음식 먹는 일이 ‘다른 것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이나 ‘엄마가 부탁하니까 들어줘야 하는 일’이 되면 아이는 먹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부담이나 거부감만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이는 음식 먹는 것을 부담스럽고 거부감 드는 일이라고 장기기억화 하게 돼 특정 식품에 대한 편식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 아이의 편식을 막는 이유식 패턴
아이가 한 가지 식재료에 익숙해지려면 최소 8번 이상의 섭취를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한 식재료만 며칠 쭉 먹이는 게 아니라 여러 재료를 돌려가면서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근, 시금치, 콩나물, 오이, 호박 다섯 가지를 학습시키려면 당근 한 번, 시금치 한 번, 콩나물 한 번, 오이 한 번, 호박 한 번을 순서대로 먹이고 이 패턴을 8번~12번 반복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게 퓨레 형태로 익숙해지게 하고, 중기에는 3mm가량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서 재료의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후기에는 호박과 두부, 호박과 감자 등 식재료의 조화를 고려해 믹스한 이유식을 다시 8~12회 반복해 준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음식의 맛에 익숙해지게 된다. 만약 한동안 그 식품을 먹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억이 남아 커서 그 식품이 들어간 음식을 잘 먹을 수 있게 된다.

이유식에 완전히 적응하는 후기로 갈 때는 소화 흡수 배출 기능이 원활하도록 낮과 밤의 이유식 종류를 다르게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자극이 강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재료는 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므로 낮에는 유산균 생성을 돕는 메뉴, 밤에는 편하게 잠들기 좋은 메뉴를 구성해 주면서 수유 양을 차츰 줄여간다. ⓒ풀무원
◇ 성장 발달에 따른 특성과 시기에 맞는 후기 이유식 재료, 분량과 조리법
- 8개월~9개월 : 음식에 장이 잘 적응하게 만들어주는 시기
뒤집기와 배밀이가 자유로워진 아이는 양손을 이용해 앞으로 기어 다니다가 혼자서 앉을 수 있게 된다. 호기심이 왕성해져 양손을 비롯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인다. 혀의 근육이 점점 발달하면서 옹알이를 하고, 음식을 혀로 으깨고, 숟가락을 혼자 이용해보려고 시도한다.
이유식에 완전히 적응하는 후기로 갈 때는 소화 흡수 배출 기능이 원활하도록 낮과 밤의 이유식 종류를 다르게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자극이 강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재료는 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므로 낮에는 유산균 생성을 돕는 메뉴, 밤에는 편하게 잠들기 좋은 메뉴를 구성해 주면서 수유 양을 차츰 줄여간다.
분량은 불린 쌀 하루 10스푼까지, 생선이나 육류는 최대 10g까지, 채소류는 20g까지가 적당하다.
- 10개월~11개월
어금니가 슬슬 나기 시작하고 혀의 운동도 정교해 진다. 손가락으로 작은 물건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소근육도 발달하고, 혼자 일어나려고 시도하는 시기이다. 부모가 하는 말을 어느 정도 알아 듣게 되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수유를 거의 뗀다고 생각하고 이유식은 오후 9시, 오후 12시, 오후 6시 정도 간격으로 3회로 늘린다. 이가 다 나지 않아 잇몸으로 음식을 씹으니 죽이나 진밥 정도로 조리해주는 것이 알맞다. 이유식을 거부할 때는 일부러 먹이려고 하지 말고 재료의 모양이나 맛에 변화를 주도록 한다.
분량은 한 끼에 150g가량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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