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에게 불리했던 산후조리원 약관 손봤다
공정위, 산후조리원 이용 표준약관 제정

앞으로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때 31일 전에만 예약을 취소하면 계약금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출산일이 예정일과 달라 예약 날짜에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에도 계약금을 환급받거나 추가부담 없이 대체병실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가 산후조리원의 불공정약관 통용을 방지하고 산후조리업계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산후조리원 표준약관’을 승인, 제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전국 산후조리원을 대상으로 약관 심사를 실시해 불공정약관을 시정조치했지만 대부분 산후조리원이 관행적으로 불공정약관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국산후조리업협회, 보건복지부,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산후조리원 이용자와 산후조리업자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계약내용을 담은 표준약관을 제정 보급한다”고 전했다.

먼저 제8조 1항에는 입실 전후 계약 해지시 위약금 부과 기준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입실 전후에 이용자 또는 사업자의 귀책사유에 의해 계약을 해지할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계약해지 시점별로 위약금을 구분해야 한다.

이용자가 입실예정일 31일 이전에 계약을 해제할 경우에는 계약금 전액을 환불하고, 30일 이내 계약을 해제하면 잔여기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환불한다. 입실 후 계약을 해지할 경우 이용기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환불한다.

사업자가 입실 전 계약을 해제할 경우에는 계약금 환급과 계약금 100%를 배상한다. 입실 후 계약을 해지하면 이용기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환불한다.

그동안은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남은 기간에 상관없이 계약금 환불이 불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사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는 별도의 배상 없이 계약금만을 환불해 소비자 불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제8조 2항에는 이용자의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계약 해지시 계약금 환급에 대해 규정했다. 이용자의 사정으로 입실 직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는 계약금 환급은 불가하지만, 산모의 사망, 태아의 사산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일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해 계약금을 환불해야 한다.

그간 태아를 사산하는 등 산후조리원 입실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이용자의 귀책사유로 보고 계약금을 환급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왔다.

제12조에는 감염성질병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시 이용자 입증책임을 완화하도록 규정했다. 이 경우 이용자는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적용해 사업자에게 무과실을 입증할 수 있다.

의사의 진단서 등 이용자가 손해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면 사업자가 손해를 배상해야 하고 사업자가 무과실을 입증한 경우에 한해 책임을 면할 수 있다.

그동안은 입실 기간 동안 감염성 질병이 발생하면 사업자가 책임을 거부하거나 또는 이용자에게 사업자의 고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요구해 이용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포기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상당수 발생했다.

제7조에는 출산예정일 변동 시 계약 해지와 유지에 관한 내용도 규정했다. 만약 출산예정일의 변동으로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용자가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와 계약유지를 원하는 경우로 구분해 관련 내용을 규정했다.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에는 계약금을 환급해야 하고, 계약유지를 원하는 경우에는 협력병원의 입원실 등 대체병실을 이용하게 하되 차액이 발생하는 경우 사업자는 해당 금액을 이용자에게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

그간 출산예정일이 변동돼 입실시 산후조리원내 사용가능한 입원실이 없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귀책사유로 보고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하거나 대체병실을 사용하면서 비용을 정산하지 않아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제13조에는 이용자 휴대품 멸실 사고 등에 대한 사업자 책임을 명시했다. 상법상 공중접객업자의 책임에 따라, 산후조리원내에서 이용자 휴대품 멸실, 훼손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상법 제151조 내지 제154조에는 ‘사업자는 임치받은 물건의 보관에 관해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며, 책임이 없음을 알린 경우에도 면책되지 않음’이라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제10조에는 사업자의 의무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모자보건법’,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등 관련 법규에서 산후조리업자에게 부여한 의무를 표준약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해 적법하게 산후조리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지난 2006년 전국 294개였던 산후조리원은 2009년 419개, 2012년 540개로 매년 10% 가량 씩 늘어나는 추세로 2010년 501건이었던 소비자상담센터 피해접수 건은 2011년 660건, 2012년 867건으로 30%가량씩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산후조리원 표준약관' 제정을 통해 산후조리원 불공정약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및 분쟁이 크게 줄어들고, 또 산후조리업계의 모범적인 계약기준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산후조리원 표준약관'을 보건복지부, 한국산후조리업협회(www.shjw.or.kr)에 통보해 사용을 적극 권장할 예정이며, 공정위 홈페이지 게시 및 정책고객에게 전자우편 송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뉴스출처
김고은 기자(ke.kim@ibabynews.com)
베이비뉴스 (http://www.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