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어정쩡한 기온. 장갑을 끼거나 방한 부츠를 신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그러다 놀이터에서 놀다

온 아이의 손을 잡았을 때, 소파에서 뒹굴다 아이의 맨발과 닿았을 때 깜짝 놀란다. 왜 이렇게 차갑지?


◇ 손발이 차가운 아이, 원인은 여러 가지

추운 계절이 되면 아이의 차가운 손과 발이 신경 쓰인다. 단지 쌀쌀한 날씨 속에서 손을 내놓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렇

게 차가운 것일까? 물론 그럴 수 있다. 낮은 기온이 노출된 신체 부위의 체온을 빼앗아간다면 말이다. 또 한창 뛰어논 아

이는 머리, 손, 발에서 땀이 난다. 이때 땀의 발한 작용으로 외부로 노출된 손이 빠르게 차가워질 수 있다.

외부 환경에 따른 신체 변화 외에도 한의학에서는 손발이 차가워지는 데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서경석 아이조아

한의원 평택점 원장은 “흔히 체했을 때 손발이 차가워지는 경우가 많다. 체기가 있으면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이 소화되고

영양이 흡수되어 각 장부에 전달되는 일이 막히게 된다. 즉 소화기와 관련된 비위장(脾胃臟)이 허약해 소화와 영양 흡수

가 원만하지 못하면 사지말단, 말초까지 기혈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손과 발이 차가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속

열이 과도하게 많고 장부 한 곳에 뭉쳐도 기혈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손발이 차가울 수 있다. 한(寒) 체질로 타고난 아

이도 추운 계절에 유독 손발이 차갑게 느껴진다.


◇ 손발 차가운 아이에게 흔한 질환

추운 계절에 단지 손발이 차갑기만 하다면 따뜻하게 보온하면 될 일이다. 문제는 손발이 차가워진 이유에 따라 부수적으

로 나타나는 질병들을 어떻게 알아채고 관리하느냐다.

“보통 손발이 차가운 아이는 비위장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가 많아 평소에도 입이 짧고 자주 배앓이를 한다. 체하거나 배

탈, 설사 등이 잦고 ‘배 아파’ 소리를 달고 산다. 반면 속열이 과도하게 뭉쳐 있는 경우라면 아토피피부염이나 비염 등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 식적(食積),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서경석 원장의 지적이다.

이중 식적(食積)은 섭취한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있는 것인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음식물이 부패

해 더 많은 속열을 쌓이게 한다. 그리고 오래가는 기침이나 콧물, 더부룩한 속, 소화불량, 잦은 트림, 구취 등의 증상을 부

른다. 이런 경우 해결책은 비위장의 기운을 북돋아 소화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음식 섭취부터 소화, 영양 흡수,

배변까지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도와야 한다.


◇ 속이 차갑거나 혹은 속이 너무 뜨겁거나

결국 속이 냉해서 비위가 허약해도, 반대로 속에 과도한 열이 뭉쳐 있어도 우리 몸의 기혈 순환을 방해해 충분한 영양, 에

너지, 정기(正氣) 등이 사지말단, 말초까지 골고루 퍼지는 것을 어렵게 한다. 손발이 차가운 것은 이로 인한 적신호 중 하

나이다.

겨울에는 외부의 기온까지 뚝 떨어지면서 속이 냉한 한(寒) 체질 아이를 더욱 힘들게 한다. 추위도 더 타고, 속이 냉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더 빈번해지기도 한다.

서경석 원장은 “한기(寒氣)에 노출되면서 감기, 비염, 천식 등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고, 잦은 배앓이는 물론 겨울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장염에도 취약할 수 있다”며 “속이 냉해서 문제인 아이는 속에 따뜻한 양기(陽氣)를 보하고, 속열이

많아서 문제인 아이는 속열을 흩어주면서 기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한다. 속이 냉해서 손발이 차가운

아이라면 추운 계절에 보온과 속이 따뜻해지는 음식 섭취에 신경 쓰고 기력 보강에 필요한 겨울 보약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충분한 양기(陽氣)가 온 몸을 순환하도록

추운 계절, 속이 냉해 손발이 차가운 아이에겐 무엇보다 충분한 양기(陽氣)가 온 몸 골고루 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과 발에는 전신을 소통하는 주요 혈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손과 발, 하체의 기운을 따뜻하게 한다. 그래야 기혈순환이

원활해져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양기를 보강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오장육부의 허실과 체질에 따라 보약을 처방받

아 섭취하는 것이지만, 실생활에서 따라할 수 있는 몇 가지 보온(保溫) 육아법도 알아두면 요긴하다.


◇ 배의 겉과 속을 모두 따뜻하게

속옷을 잘 챙겨 입고 잘 때 배를 덮어준다. 아이가 배가 아플 때 엄마 손으로 문질러주는 것도 배를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생강차, 쌍화차, 구기자차처럼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한방차를 마신다. 꿀(생후 12개월 이후), 양

파, 연근, 밤, 단호박 등의 식품도 도움이 된다.


◇ 손발도 따뜻하게, 목도 따뜻하게

추운 계절에는 적당한 두께의 양말과 밑창이 두툼한 신발이 좋다. 목도리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얇은 스카프나 터틀넥 상

의로 목을 감싸준다. 평소 손 비비기나 박수치기 등으로 손을 자주 자극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 잠들기 전 족욕으로 온몸에 양기가 돌게

속이 냉하거나 기혈 순환이 잘 안 돼 손발이 냉한 경우 족욕이 효과적이다. 열은 아래에서 위로 오르려는 성질이 있기 때

문인데, 40℃ 정도의 따뜻한 물에 5~10분간 족욕 한다. 피로 회복과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www.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