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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응급실은 언제 가야 하나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0-25 조회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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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접한 뉴스가 기억이 납니다. 응급실 진료 후 약물 부작용 때문에 아이의 상태가 나빠졌다며 의사를 폭행한 사건이

었습니다. 폭력 자체도 이해될 수 없지만, 구토 증상이 있은 이후 이어진 설사는 약물 부작용 때문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

다. 아마도 일반 장염의 경과로 구토 이후 설사가 발생하였을 것입니다.

응급실 진료 중에는 이 정도의 폭력까지는 아니어도 다양한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가 아플 때, 부모의 마음

과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야간에 아프기라도 하면,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심히 고민하게 되는데, 막상 급

한 마음에 내원한 응급실에서는, 무언가 모를 부족함과 답답함이 느껴지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제가 저희 병원 응급실에

보호자로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Q. 얼마나 아플 때 응급실에 가야 하나요?

물론, 정해진 정답이나 기준은 없습니다. 아이의 상태가 급한 것 같고 너무 걱정되면 내원하여 검사 및 처치를 받는 것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진찰과 검사 후 아이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확인을 받는 것이 부모 마음에 큰 걱정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또한 질병은 확률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낮은 질환이어도 나에게 생기면, 나에게는 백 퍼센트

확률로 발생하는 것인 만큼, 심한 발열이나 복통, 구토나 설사 등의 증세가 지속된다거나 탈수의 증거가 보이거나 아이의

전체적인 컨디션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응급실을 방문하여 진찰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몇

가지 참고해 주었으면 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우선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 환자가 가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내 아이가 아픈 것은 누구에게나 감당하기 힘

들 응급 상황이기는 하지만, 응급실 안에서 응급의 순서와 기준은 의료진에 의학적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응급

실에서는 외래 진료와 달리, 방문한 순서대로 진료를 보지는 않습니다. 질환의 경중에 따라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진료를 받고 검사나 처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심폐소생술 하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우리 아이가 열이 심하게 나는데 의사가 오지 않는다고 화

를 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병원에 의사가 저 사람 밖에 없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그렇

습니다.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각 병원마다 전문 인력을 일주일 24시간 내내 풀가동하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습니다.

더더군다나 최근 준비 없이 시행해버린 전공의 특별법으로 인해 더 많은 인력을 병원에서 일하게 하고 싶어도 법으로 근

무시간을 강제해 놓은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지금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는 저 허름하고 지저분한

소아과 의사가 그날 응급실을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유일한 인력입니다.

물론 환자가 중하거나 급하면 이차 인력, 삼차 인력, 또는 그 이상의 인력까지도 대비는 해놓고 있습니다만 정부 정책적

인 부분들로 인해 생긴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응급실은 주간 외래 진료를 대신하는 곳이 아닙니다. 낮에 직장으로 인해 방문할 수 없는 상급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리고 응급실 내원 시에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검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야기 그대로 응급실에 올 정도면 무언가

급한 증상이나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가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추후 나쁜 질병이 확인되었거나 심각한 응급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응급실까지 온 경우에 놓치게 된다면 그 후유증

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주관적인 증상뿐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기본적인 검사를 대부분 이야기합니다.


Q. 응급실에서는 전문의 진료를 왜 받을 수가 없나요?

가끔은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전문의만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2차나 3차 의료기관의 경우, 각 세부 전공

별로 1~2명의 전문의만이 있습니다. 전문의라고 하여 모든 진료를 다 잘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제 경우에도 위장관 영양

전문의인 까닭에 그 외의 분과에서 자세한 사항들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응급실에 내원하여 모두 전문의 진료를 해야 한다면, 대한민국 모든 소아과 의사는 1주일 내내 24시간 근무를 해야만 가

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개 응급실 환자의 경우는 많이 보고 진료하는 응급실 전담 의사가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신

경 증상이 있는 응급환자에게는, 신경 환자 진료를 최근 거의 해본 적 없는 호흡기 전공 전문의보다 관련 환자를 자주 보

던 전공의 선생님의 처치가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Q. 소아는 응급실 경우 대학병원으로 가야 하나요?

응급실 또한 무조건 소위 큰 병원으로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미 중증 환자로 가득찬 응급실에 상대적으로 가

벼운 질환으로 내원할 경우, 일종의 방치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응급실은 급한 상황에서 찾아가는 곳인 만큼, 비

교적 접근성이 좋은 곳의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검사와 처치를 받고, 필요 시에는 입원이나 상급 의료기

관으로 전원을 가는 것이 맞습니다.

내 아이만큼은 자라는 동안 단 한 번도 응급실 신세 따위는 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급한 마음에

방문한 응급실에서 몇 가지 사항을 알고 의료진을 신뢰한다면 더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효율적인 진료와

앞으로 발전할 의료 시스템을 통해 모두가 더 나은 응급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칼럼니스트 이대용은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이며 소아위장관영양 세부전문의이다. 위장관 질환과 모유영

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2017년에 태어난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는 책과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는 다름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www.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