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김소형의 힐링타임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하고 잦은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소화기 질환입니다. 늘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서 배가 나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입 냄새나 방귀 때문에 곤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소화기 증상들의 근본 원인은 바로 ‘담음’이라는 독소 때문입니다. 섭취한 음식물이 완전 연소되지 못하고 노폐물로 남아서 부패가 진행되면 담음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위장이나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들을 굳어지게 만들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바로 ‘식적’이라고 합니다.

 
식적은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위장에 독소가 발생해서 위장의 기능을 망가뜨리게 되면 이를 ‘상적’이라고 합니다. 소화기관의 가장 윗부분인 위장에 문제가 생기면 양치질을 깨끗하게 하고 입 안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데도 구취가 심하게 난다거나 식후에 트림이 잦아지거나 자주 체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장과 십이지장에 독소가 발생한 것을 ‘중적’이라고 하는데, 식후에 배가 볼록해지고 단단해지는 복부팽만감이 나타납니다. 또한 밥만 먹으면 졸리며 만성피로로 매사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대장에 독소가 발생하면 이를 “하적”이라고 하는데, 대장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냄새가 심한 방귀를 자주 뀐다거나 변비 혹은 잦은 설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는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 가지 병 중에 아홉 가지는 ‘담(痰)’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인데, 이 담(담음)이라는 독소가 혈관을 타고 우리 몸 곳곳으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전신 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소화기에서 시작된 식적은 심해지면 전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토피나 알레르기 같은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고, 무릎이나 허리의 통증을 발생시키고 동맥경화, 당뇨병, 간 질환, 자궁 질환, 치매 같은 뇌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화기에 독소가 있는지 없는지는 다양한 증상들로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잘 체한다 ▶뱃속에 항상 가스가 찬다 ▶명치 끝이 답답하고 역류가 자주 발생한다 ▶뒷목이 자주 뻣뻣하다 ▶담이 잘 생긴다 ▶늘 피곤함을 느낀다 ▶잔변감을 느끼거나 장이 지나치게 예민하다 ▶눈이 건조하다 ▶두통이 자주 있다 ▶얼굴이 누렇고 기미가 잘 낀다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건망증이 심하다 ▶입 냄새가 심하다 (5개 이상에 해당하면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소화기에 독소가 발생해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이 바로 식습관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소화기 문제가 잦은 이유는 잘못된 식습관에서 기인한 것이 많은데, 과식이나 폭식, 불규칙한 식사 시간,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 등으로 인한 화학첨가물의 섭취, 빠른 식사 시간 등이 모두 식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식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침을 함부로 뱉지 말라고 할 정도로 침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혀로 잇몸을 마사지해서 침을 분비시키는 ‘연진법’이나 치아를 부딪혀서 침을 분비시키는 ‘고치법’ 등을 건강 관리에 활용했습니다. 이는 식적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음식을 최대한 꼭꼭 씹어 침을 충분히 분비시켜주면 위장이나 대장의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식적의 발생도 막을 수 있습니다.

매실차나 진피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둘 다 해독 작용으로 소화기의 독소를 제거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더부룩하고 불편한 속을 편안하게 다스려주며 위장과 대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amicare 김소형한의원 원장, amicare 대체의학 연구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메리어트호텔 B&I클리닉 한방주치의와 SBS의무실 한방주치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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