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좋은 놀이 중 하나는 '쌓기놀이'다. 유아는 쌓기놀이로 실제 세계를 표현하면서 창의적 사고가 증진되고, 표상능력이 높아진다. 또 블록을 쌓는 과정에서 겪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며 자연스레 문제해결력도 길러지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의 쌓기놀이, 교사와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더욱 효과적일까? 지난 28일 오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진리관 A, B동에서 열린 '2015 푸르니 컨퍼런스 - 아이들의 미래를 그리다'에서 '창의적인 쌓기놀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이세원 연세대학교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원감의 조언을 들어보자. 이 원감은 "쌓기놀이 중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에게 격려와 지켜보는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세원 연세대학교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원감이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진리관 A,B동에서 열린 '2015 푸르니 컨퍼런스 - 아이들의 미래를 그리다'(창의성과 인성교육)에서 창의적인 쌓기놀이에 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쌓기놀이의 효과

 

쌓기놀이는 아이의 경험을 쉽게 재현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놀이할 수 있는 매개체다.

 

먼저 아이는 블록을 옮기고 내리고 쌓으며 운동신경을 조절하고 균형감 및 대·소근육의 협응력 등을 발달시킬 수 있다.

 

모양, 크기, 무게, 길이 등 블록의 정보와 수세기, 일대일 대응, 분류, 간단한 분수와 배수 등의 수학 및 과학적 개념도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다. 나아가 관찰, 비교, 예측 등을 경험하며 공간차원에 대한 감각도 익힌다.

 

친구와 놀이하면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협동작업, 의견교환, 타협, 양보, 설득의 과정을 통해 사회적 능력 향상은 물론, 긍정적인 또래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구조물을 짓고 허무는 단순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정서적 만족감, 부수는 즐거움, 만들고 완성해가면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경험한다.

 

◇ 쌓기놀이를 위한 좋은 환경은?

 

충분한 크기와 편안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정해진 구역에서만 놀게 하는 것보다 당장 쓰지 않는 옆 공간까지 아이가 쌓기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또 여유 있는 놀이 시간은 창의적 쌓기놀이의 필수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은 아이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게 되므로 창의적인 블록구성을 하는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블록은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종류, 갯수 등을 조절한다. 만일 블록의 종류를 너무 많이 줄 경우, 아이들은 구조물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블록을 탐색만 하다 끝내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부모가 놀이를 관찰하며 중간 중간 하나씩 추가해주면 좋다.

 

또 사람, 동물, 교통표지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져온 형상이 실제 형상을 본 떠 형태 및 쓰임이 분명한 것이어야 좋다.

 

색연필, 펜, 종이, 테이프, 가위, 폐품 등이 추가되면 아이가 스스로 필요한 소품을 만들어 응용할 수 있다.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소품을 준비하자.

◇ 쌓기놀이, 어떻게 격려해줄까?

 

우선 부모, 교사부터 쌓기놀이에 흥미를 갖도록 한다. 부모와 교사가 블록놀이에 흥미를 가지고 영역에 함께 있으면서 이 놀이가 정말 가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좋다.

 

또 아이가 블록놀이를 시작하면 무엇을 만들었는지, 또 무엇을 잘 만들거나 못 만들었는지 등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격려해주고 있는 그대로의 블록구성물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반복적인 시도와 실수도 격려하면서 실험적인 과정을 즐기게 하자.

 

아이의 구성물을 다음날까지 전시해두거나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블록놀이의 가치를 더욱 일깨워주고 놀이가 촉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아이가 만든 구성물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 아이와 상호작용하기

 

부모와 교사는 쌓기놀이를 하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아이의 행동을 자세히 얘기해줘야 한다. "너 자동차 만들고 있구나", "좋았어", "훌륭해" 등의 구체적이지 않은 말은 창의성을 방해한다. 높이, 길이, 균형, 대칭 등에 초점에 맞춰 "비틀거리지 않고 바로 세우게 됐네", "이제 더 이상 기울어지지 않구나", "정말 조심조심 쌓고 있구나", "배꼽까지 무너지지 않고 왔네?" 등 구체적으로 얘기해준다.

 

이 같이 구체적인 말은 아이들이 자신이 만든 구성물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자극하고, 이전 구성물과 차이점을 알고 새로운 구성물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주의할 점은 아이의 발달 수준에 따라 의미 있는 말을 적절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너무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또한 중간중간 적절한 질문으로 아이의 사고가 확장될 수 있도록 하자. 단순히 "뭐 만들었니?", "뭐 만들거야?" 보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만들어질까?", "약간 기울어진 것 같은데?" 등의 개방적 질문은 아이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성을 시도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 나가게 하며 이를 통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도 부모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아이가 좌절하지 않는 한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격려하고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자.

 

교사와 부모가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 제안을 하는 것은 좋다. 제안을 하면 아이는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이 때 제안은 "빌딩을 장식하면 더 멋지겠다", "무너지지 않게 놓을 수 있는 곳을 생각해보자", "여기 창문도 있으면 좋겠다" 등 해결책이 들어가 있는 구체적인 제안이 아니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하는데 효과적이게 된다.

 

이 원감은 "오히려 너무 많은 상호작용은 좋지 않다. 언급, 질문, 제안은 잘 관찰하고 기다려 아이가 도움이 필요할 때 한 번씩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주 기자(yj.lee@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