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째주 여성주간…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 인터뷰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이야기가 나온다. 복지부에 통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성가족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갈수록 여성가족부는 역할이 커져 갈 부처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 하나만 봐도 그렇다. 여성에게 일과 출산·육아, 이 두 가지를 모두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 면에서 여성가족 중심적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저출산 문제는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7월 1일부터 일주일간 연례 여성주간이다. 올해의 주제는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과 가정에서 남녀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보육과 여성일자리, 남녀평등 등이 그 인프라이다. 또 이것이 여성가족부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그동안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정책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육정책은 참여정부의 가장 큰 정책성과” <p align="center"><img src="http://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07.07/02/bd7dd4e5af314a23948eb762f10823d7.jpg"> </p> “저도 일을 하면서 애들을 키웠는데, 친척분께서 돌봐주셨습니다. 요즘 세대는 어떤 의미에서 저희 세대보다 여건이 더 나쁩니다. 그때는 어른들과 함께 사는 가정이 많았고, 여성이 일을 하면 어른이 ‘애를 봐줘야겠다’ 이런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죠. 젊은 세대가 애 키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육문제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여성에게나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에게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보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여성은 ‘아이와 직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동안 열심히 했습니다. 보육정책은 여성가족부를 넘어 참여정부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현재 영유아 105만여 명 중 83만여 명의 보육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육관련 예산은 현재 1조435억원 가량으로 2002년 2102억원에 비해 다섯 배 늘었습니다. 영아에 대한 기본보조금을 지난해부터 지급하고 있는데 내년에 유아보조금으로 확대되면 보육관련 예산은 2조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전체의 95% 가량인 민간보육시설의 서비스 질을 국공립시설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민간보육시설을 지원하는 한편 보육시설 평가인증제도에 보다 많은 보육시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2006년말 현재 평가인증에 참여한 보육시설은 5509곳(전체의 18.9%)이었다. “그동안 민간보육시설은 방치됐습니다. 국공립시설이 좋은 것은 정부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관리감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보육료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육의 질이 높아지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여성가족부는 민간시설도 국공립시설만큼 좋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장기 보육계획을 세웠습니다. 국공립시설도 확충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여성일자리 지원사업 성공률 66.4%” 보육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여성일자리 창출이다. 보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여성은 직장에 다니기 힘들지만 일자리가 적으면 기회 자체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두 문제는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 장 장관은 2005년 1월 취임 당시 이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거론했다. <p align="center"><<img src="http://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07.07/02/98a0c1dcbb2afa84ef182cda1454c735.jpg"></p>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여성에게 물어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일자리를 달라고 합니다. 여성가족부는 직장이 없는 여성을 위해 여성인력개발종합계획을 세우고 경력단절 여성에겐 중소기업 취업지원사업, 사회서비스분야 취업지원사업, 고학력 미취업 여성에겐 지역사회 맞춤형 취업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 취미 중심으로 운영되던 여성인력개발센터나 여성회관도 취업과 연계된 훈련이나 교육 쪽으로 바뀌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장 장관은 안산공단에 마련된 ‘시화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의 예를 들었다. 이 곳은 인력수요가 많은 중소기업과 취업 의지를 가진 여성을 연결하기 위해 직업교육과 취업상담, 취업연계 등 원스톱 취업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시화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는 지난해 5000개 지역기업의 인력수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직업상담과 기술·회계 교육 등을 실시해 총 253명에게 일자리를 찾아줬다. 이처럼 여성가족부는 여성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한 해 동안 참가자 4389명 중 2914명에게 직장을 구해줬다. 66.4%의 성공률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유엔개발계획이 매년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여성권한은 조사대상 80개국 가운데 59위였습니다. 다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남녀간 임금격차는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남성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여성임금은 62.6 수준으로 조사대상국 119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남녀평등 정책 조정 수단 마련” 이런 까닭에 남녀평등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가족부는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거뒀다. “참여정부 여성가족부의 가장 큰 성과 중의 하나로 호주제 폐지를 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 예산 등 정부 정책을 마련할 때 남녀평등을 고려하도록 하는 수단을 마련한 것도 큰 결과물입니다. 이는 정책이나 예산을 마련할 때 남녀에게 균등한 영향을 주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동안 남녀차별 문제에 대해 다른 부처를 총괄하고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있었지만 수단은 없었습니다. 참여정부 들어와서 마련된 겁니다.” <p align="center"><<img src="http://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07.07/02/c690ecb6fef67a8a44b437acaa9ce898.jpg"> </p>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남녀차별적인 규정 385개를 정비,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남녀평등을 담보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 덕택인지 최근 여성의 활약이 눈부시다. 최근 외무고시 합격자의 67.7%는 여성이었다. 지난해 만들어진 일자리 중 61%, 이 중 전문·기술·행정관리직 등 소위 괜찮은 자리를 70%를 차지한 것도 여성이었다. 이런 까닭에 남성만 군대에 가야 하느냐라는 해묵은 논란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여성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일부에 불과합니다. 공무원만 하더라도 관리직 이상은 7.8%에 불과하고 기업에서도 임원 중 여성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여성가족부는 2003년 여성채용목표제를 양성채용목표제로 전환하고, 교대 입학시험에 남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군가산점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6월 22일 군제대자에게 채용시험에서 최대 2%의 가산점을 주는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군가산점 제도 도입은 반대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성별 분절이 심하다는 점을 듭니다. 국회는 모든 민간기업도 제대자에게 가산점을 2% 줘야 한다고 논의하고 있지만 이는 분절된 노동시장을 영원히 극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대군인을 배려하는 관련정책이 더 개발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군가산점 제도 도입이나 여성 복무는 시간을 두고 논의를 해봐야 합니다.” “남녀가 직장과 가정에서 함께 일해야” 남녀평등은 제도도 중요하지만 내용면에서도 강조돼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돌보미 사업’을 비롯, 탄력적 근무제도, 직장보육시설 설치 등 맞벌이 부부라도 직장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보육지원이 강화되고 직장 내에서도 육아휴직이라든가 출산휴가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여성의 경력단절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는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이 대신 직장생활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입니다." <p align="center"><<img src="http://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07.07/02/56dc0d68969a88344f0c813818caa6aa.jpg"></p> 육아는 남성의 책임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육아를 전적으로 여성에게 맡기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의 연령대 취업 곡선이 30~34살에서 저점을 기록하는 엠(M)자를 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엠자 곡선은 출산 및 육아로 직장을 그만두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다. “여성은 직장에서 남자와 똑같이 일하고 집에서도 전업주부처럼 일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 수퍼우먼은 없습니다. 남녀 모두 직장이나 가정에서나 일을 함께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올해 여성주간의 목표인 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정책은 아니다. 남성도 직장에서 일찍 돌아와 육아 등 가정일에 동참, 남녀 모두의 삶의 질을 동시에 올리자는 취지인 것이다. 남성이 함께 해야 여성이 가정과 직장생활을 무리없이 병행할 수 있고 여성이 행복해지면 비로소 남성도 행복해진다. “다음 정부 여성빈곤 문제 해결해야” 장 장관은 여성가족부의 중요성이 앞으로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돌봄노동이 중요하게 된다면 여성가족부 역시 중요성이 강조되는 부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직원들도 확고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회에 제출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 국가청소년위원회와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청소년 정책은 가족정책과 함께 해야 정책효과가 나타납니다.” 장 장관은 여성빈곤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여성은 아직도 사회의 빈곤층입니다. 여성빈곤 문제를 해결하면 전체 빈곤문제의 3분의 2가 해결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여성비율이 높고 저임금 노동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습니다. 전체적으로 봐도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다음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글: 국정브리핑 정재용 (jjy9545@korea.kr) 게시일: 2007-07-04 09:2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