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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父母 인성교육-⑧-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다 버려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0-29 조회 210
첨부파일 첨부파일 부모교육시리즈8 좋은 엄마, 아빠4(10월).hwp down
 
 
부모교육 시리즈 ⑧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다 버려라
주제 : 좋은 엄마, 아빠 Ⅳ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다 버려라
 

대나무는 나무 중에 유일하게 속이 빈 식물이다. 우리가 가끔 외식으로 ‘죽통밥’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속 빈 대나무에 밥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왜 다른 나무처럼 속을 채우지 않는 걸까?

대나무가 속이 비는 이유는 줄기의 벽을 이루는 바깥 조직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속을 이루는

조직은 성장을 위한 세포분열이 느리기 때문이다. 벽은 빠르게 자라고 속은 느리게 자라다 보니 속이

비게 되는 것이다. 대나무는 일정 기간 동안에 급격히 성장하는데, 줄기 속의 느린 성장 속도에 맞추

다가는 높고 빽빽한 대숲 대신 낮고 볼품없는 잡목 밭밖에 될 수 없을 것이다. 빠른 성장을 위해 속을

채우는 것을 포기하고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는 것이 바로 대나무만의 삶의 지혜다. 대나무답기 위해

서 대나무다움을 방해하는 요소를 과감히 희생한 것이다.

나는 이런 대나무의 성장 지혜를 우리 부모들도 배웠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지적・심적・신체적 성장

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을 위해서 덜 중요한 것을 과감히 희생할 줄 아는 지혜를 우리 부모도 가져야 한

다. 무조건 많이, 빨리 아이 속을 채우려 들지 말고 말이다. 아이들은 그런 치열함보다는 여유로운 삶

속에서 자기의 길을 찾아나가고 성장한다.
 

성장을 위해 비울 줄 아는 이유
 
 
사람들은 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 너무 여유 있는 게 아니냐고 한마디씩 한다. 교육학

을 전공한다는 사람이 자녀교육에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물론 아이들을 앞에서 잡아채듯 이끌어줘야 더 크게 성장한다고 믿는 부모들에게는 나의 교육법이 안

일하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결과적으로 나의 교육법이 세상이 원하는 출세에 도움이 안 될지

는 몰라도 아이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첫째는 이미 자기 길을 찾았고, 둘째도 자

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남들은 늦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 본인

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건 절대 늦은 게 아니다.

나보다 더한 분도 있다. 내가 가르친 학생의 어머니인데 거의 방임형에 가까운 교육 철학 가진 분이었

다. 그분 사전에 ‘뒷바라지’란 없으니 말이다. 사교육도 아이가 정당한 이유를 들어 엄마를 설득 시켜

야만 허락하고, 아이가 약속한 만큼의 효과가 없으면 바로 끊었다. 모든 아이는 자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 어머니였다.

이런 어머니 밑에서 크다 보니 아이는 넘칠 만큼 많은 시간을 누리며 컸다. 하고 싶은 것도 이것저것

해볼 수 있었다. 학창 시절에 밴드 멤버로 활동했고, 축구 실력은 다른 학교 축구팀 감독이 탐낼 정도

였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자 교육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 끝에 좋아하

던 모든 일들을 취미로 남기고 공부를 시작해 대학에 간 것이다.

“숙제 했냐고 한 번도 묻지 않는 엄마였어요. 그러니 숙제를 스스로 챙기게 되었죠. 엄마는 저를 그렇

게 스스로 알아서 크도록 놔두셨어요. 가끔 그런 엄마가 서운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게 저

를 강한 사람으로 만든 것 같아요.”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자 아이 스스로 제 갈 길도 찾고 즐겁게 사는 법도 깨우치게 된 것이다. 이

처럼 아이를 키울 때는 속을 비운 대나무처럼 ‘비움’의 교육 철학을 가질 필요가 있다. 비워주면 아이

들은 스스로 속을 채워나가며 자랄 것이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세 아들을 모두 명문대에 보낸 유명한 여성학자 한 분도 비슷한 방법으로 아이

들을 키웠다. ‘내팽개쳐’ 키우는 그녀의 육아법은 조금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그녀의 넉넉한 배포만

큼은 배워봄직하다. 그녀의 말대로 아이들은 ‘믿는 만큼’ 자라기 때문이다.

 

비워야만 채울 수 있다.

 
대나무가 속을 비우는 것에는 성장 외에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바로 제 몸을 단단하게 보호하기 위

해서다. 대나무는 속을 비움으로 해서 어떤 강풍에도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는 않는다.

대나무가 속이 비었기 때문에 튼튼하다고 말하면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수백 층짜리 건물을 세우는 건축용 파이프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건축 현장에서 쓰이는 파

이프 중에 속이 차있는 파이프를 본 적이 있는지. 파이프의 속을 비우는 것은 그것이 외부 충격에 훨

씬 강하기 때문이다.

대나무 역시 비었기 때문에 오히려 바람에도 잘 꺾이지 않는 유연함을 갖출 수 있다. 대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서 줄기가 가늘고, 키가 훨씬 크기 때문에 이런 원리로 속을 비우지 않는다면 작은 바람에

도 쉽게 꺾여버릴 것이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조급한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에 조바심을 내고 뭐든 많이 가르쳐서 꽉꽉 채우려

하지만 그보다는 속을 비운 아이들이 더 강하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 채울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

러니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꾸만 비워주는 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더 많이 채우기 위한 준비 과정

이라 하겠다.

그러니 조바심을 버리고 의연해지자. 수학 학원 다음에 영어 학원, 다음에 바이올린……. 이렇게 아이

를 다그치지 말고 아이에게 여유를 주자. 대나무에게서 비움의 미학을 배울 수 있지 않은가. 채우기만

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있는 것을 버림으로써 가벼워진 아이들이 더 강하고 실속 있게 자란다는 것을

명심하자.
 

출처 – 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쓴 소리, 문용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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