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봄’ 책임 사회가 함께 맡는다 [함께 가는 가족 ④] 가족 맞춤형 지원정책 가족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이 변화하며 그동안 가족의 사적인 책임영역으로만 여겨졌던 '가족 돌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특히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사회의 저출산·고령화는 아동과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와 지역사회, 기업 등 사회 전 구성원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함께 가는 가족 2010'이라는 중장기 가족정책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가족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가족 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과 현황,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가족만 돌봐야 하나요 2. 마을이 키우는 아이들 3.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4. 가족정책, 새 패러다임 모색 양승주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 다 아는 바와 같이 한국의 가족은 가족 돌봄을 비롯한 복지기능과 인적자원 개발 등 다양한 기능 수행을 통해 사회 유지 및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자녀에 대한 교육투자를 통해 한국경제를 일군 우수한 인적자원을 공급해 왔으며, 사회안전망이 미비한 가운데 가족에 대한 현금지원은 물론 아동, 노인, 장애인, 환자 등 가족원의 돌봄을 전담함으로써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를 대신했다. 그러나 여성의 취업증가, 소가족화 등으로 이와 같은 가족기능 수행이 어려워졌다. 가계조사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임금소득자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가구의 비율은 1999년 20.7%에서 2004년 49.4%로 138.6%나 증가했으며, 다른 한편 핵가족화의 진전으로 평균가구원수가 1975년의 5.0명에서 2005년에는 2.9명으로 줄었다. 이는 가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가족 내 자원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족의 기능수행이 어려워짐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의 확충이 지체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가족주의 태도와 맞물려 가족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에 따라 여성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예 가족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등 여러 가지 가족해체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990년 여성 평균 초혼연령이 24.8세에서 2004년에는 27.5세로 , 남성은 같은 기간중 27.8세에서 30.6세로 상승하였다. 이 같은 초혼 연령의 상승 등으로 30-34세 여성 중 미혼여성의 비율이 1990년 5.3%에서 2000년에는 10.7%로 두배나 증가했다. 또한 출산율은 2005년 1.08로 세계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늦은 결혼과 출산 기피뿐만 아니라 결혼의 불안정성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다. 결혼건수 대비 이혼건수 비율은 지난 1991년 11.8%에서 2005년 현재 40.6%로 불과 15년 만에 3.4배나 증가했다. 더욱이 이혼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해, 여성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의 경우 욕구대비 소득비율(the income-to-needs ratios)로 본 경제적 지위는 이혼 전 2.40에서 이혼 1년 후 1.60으로 35.3% 급락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한부모 가족 아동의 빈곤율(27.7%)이 전체 아동 빈곤율(9.8%)의 3배에 이르고 있다. 이혼의 증가가 한부모 가족, 아동의 빈곤으로 이어져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가족의 변화와 관련해 가장 주목할 점이 바로 국제결혼의 증가이다. 2005년 현재 국제결혼이 총 결혼건수의 13.6%를 차지하며, 농촌의 경우는 35.9%에 이르러 3쌍중 1쌍이 국제결혼인 셈이다. 국제결혼의 증가는 순혈주의의 폐쇄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 그러한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족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과 숙제를 던지고 있다. 가족정책의 새로운 요구와 과제 앞서 살펴본 가족의 변화를 어느 학자는 한마디로 “가족에 여자가 없다”로 요약해서 눈길을 끌었다. 아이를 기르고 노인을 돌보고 가사일을 전담해, 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던 여성이 취업 등에 의해 그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가족의 돌봄 기능이 공백상태에 이른 것이 오늘 가족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문제는 더 이상 사생활이 아니라 실업처럼 국가가 대처해야 할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대두되고 있다. 가족정책이 어느 시기보다 중요해진 이유이다. 이제 여성의 취업은 더 이상 이들의 사회참여욕구에 머물러 있지 않다. 고용불안정 심화 및 고령화시대 인력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인력의 활성화가 사회투자국가의 핵심과제가 되었다. 남성가장 단독부양 모델에서 맞벌이 모델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은 물론 기업, 지역사회 등 사회환경 전체가 양성평등하고 가족친화적 구조로 재편되어야 하며 이 점에서 가족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따라 참여정부의 가족정책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간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부정책은 소관부처별로 부차적이고 단편적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관련사업도 요보호 가족 중심의 시혜적·사후적 복지사업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가족여건 변화에 대응하는 통합적 가족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건강가정기본법이 제정되고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개편되었으며(05.6.23), 지난 2006년 16개 관련부처가 참여해 범정부적인 건강가정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지난 10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다문화가족의 행복한 설날 캠프에서 참가 가족들이 차례상 차리기 및 새배 등 예절교육을 배우고 있다. <사진:홍보지원팀> 가족 돌봄노동의 사회화와 직장·가정의 양립 지원 거듭 강조한 바와 같이 가족내에서 여성이 주로 전담해온 아동양육과 노인부양 등 돌봄 노동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가가 단연 가족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었다. 서구에서는 연금 및 노인복지정책을 통해 노인이 가족정책의 핵심영역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 가족정책의 핵심 대상은 아동과 여성이며, 사실상 그 구심점이 아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 우리 사회의 경우 특히 노인의 돌봄노동이 가족의 사적 부담을 크게 줄이고 시장보다는 공공부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의해 충족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동양육의 사회화는 참여정부의 확실한 목표로제시되고 보육예산이 크게 확충되면서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공보육 기반이 조성되었다. 저소득층 위주의 지원으로 아직 중산층 맞벌이 가족의 체감도가 낮고 서비스의 질 개선에 대한 요구가 과제로 남아 있다. 아울러 남녀 근로자 모두의 부모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직장과 가정을 재구조화하는 과제이다. 이 영역은 주로 가족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직장에서의 '휴가제'가 핵심을 이룬다. 배우자출산휴가제 및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를 통해 남성의 가족생활 참여를 확대하고, 출산 및 육아를 둘러싼 여성의 부담을 경감해주고 노동시장에서의 경력 유지를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직장과 가정의 양립지원을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가족친화경영은 저출산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부담을 기업이 함께 나누자는 사회 연대 차원에서 강조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 대부분이 가사를 전담해 줄 가족원이 없는 여건에 처해있고, 이에 따라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장과 가정의 양립 지원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족 지원 통한 사회 통합 필요 한부모가족, 결혼이민자가족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가족의 안정성을 높이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한부모가족, 특히 여성가장의 경우 생계와 자녀양육을 위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빈곤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 모자가족에 대한 임시방편적이 아닌 실질적인 고용 및 소득보장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결혼이민자가족 등 다문화 가족을 어떻게 한국의 가족으로 수용할 것인가? 지난한 과제이며 개인,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문화가족을 정책대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 들어서이며 지난 2006년 4월 범정부적인 결혼이민자가족 지원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유사한 상황을 경험한 일본, 대만이 놀랄 정도로 정책이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으나, 아직 이들에 대한 포괄적 지원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언어소통 문제, 생활전반의 문화적 차이, 가정 폭력 등으로 각종 정보·자원·취업에서 소외되고 빈곤층으로 하락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2세를 포함해 이들 가족의 다양한 생활지원서비스 확충이 요구된다. 가족정책성패, 정부·기업·민간의 적극적 역할에 달려 저출산, 높은 이혼율, 결혼 기피 등 가족의 위기라고까지 말하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족이 부담하여 왔던 기능을 국가, 시장, 지역사회가 분담하고, 그리고 가족 내에서는 남녀가 역할을 함께 나누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전제된다. 주요 가족정책이 여성가족부 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을 비롯한 민간의 적극적 역할이 없이는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가족정책의 성패는 가족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의 협조와 조정을 어떻게 잘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가족정책추진을 위한 가버넌스 체계의 구축을 위해 과제별로 정책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 및 지식 인프라를 구축하며, 성과관리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각 주체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양승주 국장 (myvirtu@hanmail.net) | <출처: 국정브리핑> --------------------------------------------------- 제목 : [국정브리핑] ‘가족 돌봄’ 책임 사회가 함께 맡는다 글쓴이 : / 등록일 : 2007-02-21 --------------------------------------------------- ‘가족 돌봄’ 책임 사회가 함께 맡는다 [함께 가는 가족 ④] 가족 맞춤형 지원정책 가족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이 변화하며 그동안 가족의 사적인 책임영역으로만 여겨졌던 '가족 돌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특히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사회의 저출산·고령화는 아동과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와 지역사회, 기업 등 사회 전 구성원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함께 가는 가족 2010'이라는 중장기 가족정책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가족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가족 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과 현황,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가족만 돌봐야 하나요 2. 마을이 키우는 아이들 3.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4. 가족정책, 새 패러다임 모색 양승주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 다 아는 바와 같이 한국의 가족은 가족 돌봄을 비롯한 복지기능과 인적자원 개발 등 다양한 기능 수행을 통해 사회 유지 및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자녀에 대한 교육투자를 통해 한국경제를 일군 우수한 인적자원을 공급해 왔으며, 사회안전망이 미비한 가운데 가족에 대한 현금지원은 물론 아동, 노인, 장애인, 환자 등 가족원의 돌봄을 전담함으로써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를 대신했다. 그러나 여성의 취업증가, 소가족화 등으로 이와 같은 가족기능 수행이 어려워졌다. 가계조사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임금소득자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가구의 비율은 1999년 20.7%에서 2004년 49.4%로 138.6%나 증가했으며, 다른 한편 핵가족화의 진전으로 평균가구원수가 1975년의 5.0명에서 2005년에는 2.9명으로 줄었다. 이는 가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가족 내 자원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족의 기능수행이 어려워짐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의 확충이 지체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가족주의 태도와 맞물려 가족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에 따라 여성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예 가족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등 여러 가지 가족해체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990년 여성 평균 초혼연령이 24.8세에서 2004년에는 27.5세로 , 남성은 같은 기간중 27.8세에서 30.6세로 상승하였다. 이 같은 초혼 연령의 상승 등으로 30-34세 여성 중 미혼여성의 비율이 1990년 5.3%에서 2000년에는 10.7%로 두배나 증가했다. 또한 출산율은 2005년 1.08로 세계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늦은 결혼과 출산 기피뿐만 아니라 결혼의 불안정성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다. 결혼건수 대비 이혼건수 비율은 지난 1991년 11.8%에서 2005년 현재 40.6%로 불과 15년 만에 3.4배나 증가했다. 더욱이 이혼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해, 여성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의 경우 욕구대비 소득비율(the income-to-needs ratios)로 본 경제적 지위는 이혼 전 2.40에서 이혼 1년 후 1.60으로 35.3% 급락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한부모 가족 아동의 빈곤율(27.7%)이 전체 아동 빈곤율(9.8%)의 3배에 이르고 있다. 이혼의 증가가 한부모 가족, 아동의 빈곤으로 이어져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가족의 변화와 관련해 가장 주목할 점이 바로 국제결혼의 증가이다. 2005년 현재 국제결혼이 총 결혼건수의 13.6%를 차지하며, 농촌의 경우는 35.9%에 이르러 3쌍중 1쌍이 국제결혼인 셈이다. 국제결혼의 증가는 순혈주의의 폐쇄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 그러한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족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과 숙제를 던지고 있다. 가족정책의 새로운 요구와 과제 앞서 살펴본 가족의 변화를 어느 학자는 한마디로 “가족에 여자가 없다”로 요약해서 눈길을 끌었다. 아이를 기르고 노인을 돌보고 가사일을 전담해, 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던 여성이 취업 등에 의해 그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가족의 돌봄 기능이 공백상태에 이른 것이 오늘 가족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문제는 더 이상 사생활이 아니라 실업처럼 국가가 대처해야 할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대두되고 있다. 가족정책이 어느 시기보다 중요해진 이유이다. 이제 여성의 취업은 더 이상 이들의 사회참여욕구에 머물러 있지 않다. 고용불안정 심화 및 고령화시대 인력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인력의 활성화가 사회투자국가의 핵심과제가 되었다. 남성가장 단독부양 모델에서 맞벌이 모델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은 물론 기업, 지역사회 등 사회환경 전체가 양성평등하고 가족친화적 구조로 재편되어야 하며 이 점에서 가족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따라 참여정부의 가족정책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간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부정책은 소관부처별로 부차적이고 단편적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관련사업도 요보호 가족 중심의 시혜적·사후적 복지사업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가족여건 변화에 대응하는 통합적 가족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건강가정기본법이 제정되고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개편되었으며(05.6.23), 지난 2006년 16개 관련부처가 참여해 범정부적인 건강가정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가족 돌봄노동의 사회화와 직장·가정의 양립 지원 거듭 강조한 바와 같이 가족내에서 여성이 주로 전담해온 아동양육과 노인부양 등 돌봄 노동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가가 단연 가족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었다. 서구에서는 연금 및 노인복지정책을 통해 노인이 가족정책의 핵심영역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 가족정책의 핵심 대상은 아동과 여성이며, 사실상 그 구심점이 아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 우리 사회의 경우 특히 노인의 돌봄노동이 가족의 사적 부담을 크게 줄이고 시장보다는 공공부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의해 충족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동양육의 사회화는 참여정부의 확실한 목표로제시되고 보육예산이 크게 확충되면서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공보육 기반이 조성되었다. 저소득층 위주의 지원으로 아직 중산층 맞벌이 가족의 체감도가 낮고 서비스의 질 개선에 대한 요구가 과제로 남아 있다. 아울러 남녀 근로자 모두의 부모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직장과 가정을 재구조화하는 과제이다. 이 영역은 주로 가족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직장에서의 '휴가제'가 핵심을 이룬다. 배우자출산휴가제 및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를 통해 남성의 가족생활 참여를 확대하고, 출산 및 육아를 둘러싼 여성의 부담을 경감해주고 노동시장에서의 경력 유지를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직장과 가정의 양립지원을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가족친화경영은 저출산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부담을 기업이 함께 나누자는 사회 연대 차원에서 강조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 대부분이 가사를 전담해 줄 가족원이 없는 여건에 처해있고, 이에 따라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장과 가정의 양립 지원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족 지원 통한 사회 통합 필요 한부모가족, 결혼이민자가족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가족의 안정성을 높이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한부모가족, 특히 여성가장의 경우 생계와 자녀양육을 위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빈곤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 모자가족에 대한 임시방편적이 아닌 실질적인 고용 및 소득보장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결혼이민자가족 등 다문화 가족을 어떻게 한국의 가족으로 수용할 것인가? 지난한 과제이며 개인,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문화가족을 정책대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 들어서이며 지난 2006년 4월 범정부적인 결혼이민자가족 지원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유사한 상황을 경험한 일본, 대만이 놀랄 정도로 정책이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으나, 아직 이들에 대한 포괄적 지원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언어소통 문제, 생활전반의 문화적 차이, 가정 폭력 등으로 각종 정보·자원·취업에서 소외되고 빈곤층으로 하락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2세를 포함해 이들 가족의 다양한 생활지원서비스 확충이 요구된다. 가족정책성패, 정부·기업·민간의 적극적 역할에 달려 저출산, 높은 이혼율, 결혼 기피 등 가족의 위기라고까지 말하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족이 부담하여 왔던 기능을 국가, 시장, 지역사회가 분담하고, 그리고 가족 내에서는 남녀가 역할을 함께 나누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전제된다. 주요 가족정책이 여성가족부 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을 비롯한 민간의 적극적 역할이 없이는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가족정책의 성패는 가족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의 협조와 조정을 어떻게 잘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가족정책추진을 위한 가버넌스 체계의 구축을 위해 과제별로 정책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 및 지식 인프라를 구축하며, 성과관리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각 주체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양승주 국장 (myvirtu@hanmail.net) | <출처: 국정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