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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아이들의 다양한 ''''말''''을 존중하는 방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17 조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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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꿈을 꾸는 아이] 의사소통의 또 다른 방법 '손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을 존중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작은 시도들을 통해 소리내 입으로 말하는 것 만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게도 귀 기울여 주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본다. ⓒ베이비뉴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말'을 배우는 시기에 있는 아이들입니다. 엄마 아빠, 이제 막 옹알이를 끝내고 의미있는 단어를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언어발달의 개인차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테지만 오늘은 꼭 소리내 이야기하는 '말'이 아니어도 다른 방법으로 나누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 소리내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

손담.

베이비사인은 많이 들어봤어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단어일테다.

아이들은 말을 배울 때 말로 먼저 소리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표정과 신체 사인을 통해 의사를 주고 받는, ‘의사소통’을 먼저 시작한다. 갓난 아이를 가만히 생각해보아도, 엄마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고 옹알이를 시작하다. 엄마가 아이의 말을 듣고 다시 아기 말로 다시 전해주고, 다시 아이가 이어받아 이야기하는 듯한 옹알이 하는 모습은 아기를 키우는 집이면 낯설지 않은 달콤한 장면이다. 사람의 ‘말’은 단지 입으로 여러가지 소리를 내는 것 이외에 큰 기능이 있다.

‘의사소통.’

즉, 주고 받는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의사소통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그런데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다보니, 이런 간단한 주고받는 몸의 시도조차 쉽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 중증 자폐아이들이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제지하는 교사와 하려는 아이와의 실랑이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아이의 보호자, 선생님, 아이, 아이의 비장애 친구들. 이 중에 가장 답답한 이는 아마 당사자인 아이일 것이다. 아이가 울고 떼쓰며 화를 내는 것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아이의 답답함이 몸으로 표현된 것일 뿐이다. 울고 떼쓰는 것은 우리는 ‘문제’라고 이야기하지만 아이가 아이 나름의 방법으로 학습된 의사소통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너와 나를 위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의 표현이 조금 더 세련되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싫어’라는 말을 울고 소리지르며 떼쓰고 때리는 행동으로 표현하지 말고 고개를 가로 저어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악을 쓰며 진땀을 빼도록 울지 않고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리켜만 주어도 얼마나 좋을까. ‘주세요’라는 표현을 친구 손에 있는 것을 마구 빼앗지 않고 손을 내밀어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구어의 표현이 나오지 않은 발달장애아이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정말 절실하게 드는 생각들이다.

◇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의사통을 위해 개발된 '손담'

교육 현장에서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장애아이들의 경우, 제한된 의사소통으로 인한 학습 및 생활 지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도중복장애학생의 의사소통 지원을 위해 그림상징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보완대체의사소통 방법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으나, 여러 가지 제한사항으로 현장에서 적용이 어려운 사례들도 많이 있다. 그림에 대한 인지가 되지 않은 중증 장애아이들의 경우에는 다양한 그림상징을 이해하기도 어려운경우가 많다. 특히 영유아기는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의사소통의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운 장애아이들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하여 다양한 몸짓 표현과 한국수어를 기반으로 하여 개발된 것이 바로 ‘손담’이다.

2017년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개발된 ‘손담’은 ‘중도중복장애학생 의사소통 몸짓언어 개발 기초 연구’에서 개발된 약 200개의 몸짓 상징 기초 어휘 목록에 기반한 272개의 어휘에 대한 204개의 몸짓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어의 발달이 제한되어있거나 구어의 사용이 어려운 아이들도 손담을 사용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시도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라는 개념에서 볼 때 당사자만 가르쳐서 필요시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아니다. 손담의 사용은 여느 의사소통방법과 다를바 없이 아이를 둘러싼 이들이 함께 사용해야 더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목적을 잘 달성할 수 있다.

◇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문화

예전에 괌으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현지 가이드가 나에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고, 나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한다고 이야기했다. 가이드는 손으로 어떤 모양을 만들어 이야기를 했다. 가이드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해 뭐냐고 묻자, 가이드는 고등학교 과목에서 외국어를 배우듯 모두 다 수어를 배운다고 했다. 그래서 수어로 간단한 단어나 문장은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온 특수교사라 수어를 알줄 알았다고 했다. 기초적인 수어는 알고 있었지만 여행지에서 뜬금없는 손동작이 수어라고 짐작도 하지 못했고, 미국수어와 한국 수어가 달라 수어인줄 알았어도 해석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를 놀라게 한건 청각장애인이 다니지 않는데도 정식 교육과정으로 수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수교육을 전공해도, 대학내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 또는 교양과목으로 되어있는 수어였다.

내가 생각하는 ‘의사소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준 일이었다.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 건청인 중심의 세상에서 잘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을테다. 누군가 같은 표현으로 먼저 말걸어준다면 모든 것이 낯선 외국나갔을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한국말을 듣는 것처럼 반갑고 그저 마음 놓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니, 발달장애 아이들의 '말'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에게 손짓으로 이야기하는 손담을 직접 가르쳐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다섯 살 난 아이들에게 "입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야.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한단다. 말로 소리내서 하는 것만 ‘말’이 아니야. 말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까지 없는것은 아니야. 누구든 어떤 기분일지, 왜 그러는지 친구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면 꼭 소리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단다"라고.

아직 의미있는 음성 발화가 부족한 아이, 원하는것이 있을 때는 두손을 포개 '주세요'를 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들 끌고갈수 있는 아이. 다섯 살 아이의 개별화교육회의시간에 손담을 사용해 아이에게 좀 더 더 많은, ‘의사소통’을 가르치자는 것에 우린 다들 동의했다. 손으로 이야기하는 '손담'역시 말이었으므로 아이가 말문을 틀 때처럼 먼저 많이 들려주는 것,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손담을 가르치는 첫 번째는 다른 비장애아이들에게 손으로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선생님이 먼저 손담을 말하듯 자연스럽게 사용해야만 했고, 비장애아이들의 부모가 원에서 ‘손담’을 가르치는 것을 지지해야만 했다. 이제 막 시작된 우리의 과제다.

사실 손담을 사용하고 경험하게 하는 것, 영유아기에 으레 아이들이 배우는 율동이나 손유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손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것. 물론 구어발달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꼭 사용했으면 하는 표현들, 이것만은 꼭 이해하고 따라주길 바라는 어휘들의 목록을 정하고, 손담 카드를 만들어 가정에 나누어 드렸다. 선생님들도 익숙해진 말의 의사소통만 사용하지 말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손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다. 아이의 목표어휘가 포함된 동요들부터 비장애아이들과 함께 익혀볼 생각이다.

말을 배우는 것이라,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 그 표현 또한 제한적인 한계는 분명 있을테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느리더라도 하나의 표현이라도 같은 표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을 존중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작은 시도들을 통해 소리내 입으로 말하는 것 만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게도 귀 기울여 주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본다.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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