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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좋은 대화의 조건’이 있어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9-06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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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아이와 대화할 때, 부모가 지켜야 할 4가지


 
좋은 대화는 적절한 요건을 갖출 필요도 있지만, 상호간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하면서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베이비뉴스
 
좋은 대화에는 조건이 있다. 언어철학자 폴 그라이스(Paul Grice)는 좋은 대화의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양의 격률’, ‘질의 격률’, ‘관련성의 격률’, ‘태도의 격률’이 그것이다. ‘양의 격률’은 대화의 목적에 맞는 적절한 양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 ‘질의 격률’은 거짓 없이 진실 되게 말하는 것을 뜻한다. ‘관련성의 격률’은 지금 나누고 있는 대화의 주제와 관련된 말을 해야 하는 것, ‘태도의 격률’은 대화에 임하는 방법과 태도를 말한다. 이 조건은 모든 대화에 적용되지만,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이 조건을 위배할 때가 많다.

양의 격률을 위배할 때는 잔소리가 대표적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잔소리할 때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집에 오면 손부터 씻어야 한다고 했지. 매번 이야기해도 잊은 거야. 어제도 그러더니 또 그러네. 늘 이런 식이니까 화내는 거 아냐. 꼭 큰소리를 내야 말을 듣니. 손 안 씻으면 장난감 못 놀게 할 거야’를 들 수 있다. 물론 해야 할 말만 해도 아이는 한 번에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는 원래 잘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잔소리를 할 만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서 말을 안 듣는 것은 아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말을 여러 번 했다고 생각해도 아이 입장에서는 듣기 싫은 말일 수 있다. 그래서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들을 상태를 만들어 준 후 ‘빨리 장난감 갖고 놀고 싶구나. 밖에 나갔다 오면 손부터 씻기로 한 거 기억나? 엄마는 네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컸으면 해. 그럼 손부터 씻고 와서 장난감 놀이할까?”라고 하며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공감해주는 것이 좋다.
 
질의 격률은 진실성과 관련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거짓말할 때 질의 격률은 어긋난다. 예컨대,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때 ‘계속 그러면 경찰 아저씨 부를 거야’, ‘또 그러면 엄마 집 나가 버릴 거야’, ‘도깨비가 잡으러 온다’와 같이 거짓말을 섞어 공포심을 유발한다. 이런 말을 자주 하면 아이는 불안감이 높아져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할 수 있다. 상황을 모면할 때 ‘다음에 장난감 사줄게’, ‘엄마 집에 없다고 해’, ‘주사 아프지 않아’라고 거짓말하는 것도 신뢰감 형성에 좋지 않다. 아이가 그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데도 무조건 ‘잘한다’, ‘최고야’라고 거짓 칭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아이가 정말 잘하는 것은 칭찬하되, 부족한 것은 ‘○○를 참 잘하네. 이 부분만 더 연습해보자. 더 좋아질 거야’라고 하며 격려해준다. 홧김에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는 것도 질의 격률에서 벗어난다. 밥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먹기 싫으면 그만 먹어! 그냥 굶어’, 집에 안 가겠다고 떼쓰는 아이에게 ‘놀이터에서 계속 살아 그럼. 아빠는 갈거야’라고 하지만, 마음만큼은 아이가 밥을 잘 먹고, 집에 빨리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처럼 모순된 메시지를 전달하면 아이도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그래서 ‘너를 어떻게 두고 가. 집에 안 간다고 떼를 쓰니까 화가 나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 거야. 이제 집에 가자’라고 하며 아이에게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관련성의 격률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황에 적합한 말을 해야 한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때 관련성의 격률은 주로 위배된다. 아이가 말할 때 ‘됐고’, ‘잠깐만’, ‘아참’이라고 한 후 말허리를 자르고 중간에 끼어드는 경우이다. 아이를 감시, 감독,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갑자기 다른 대화 주제를 끄집어낸다. 아이가 읽었던 책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잠깐만, 아까 전에 장난감 정리 했어 안했어?’,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오늘 아침에 양치 안했지?’라고 하는 식이다. 사전에 화제를 바꾸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갑자기 딴 이야기를 하면 그때까지 이야기에 열중하던 아이는 당혹감을 느낀다. 운전에 비유하면 차선을 변경할 때 깜빡이를 켜지 않고 끼어들어서 추돌 사고를 일으키는 것과 같다.

태도의 격률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명확성의 원리’와 ‘공손성의 원리’이다. 명확성의 원리란 표현 방법에 있어 명료하게 표현해주어야 함을 의미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때 명확성의 원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넘어져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괜찮아. 일어나’가 아닌 ‘넘어져서 놀랐구나’, 혼자서 단추를 잠그지 못해 속상해하면 ‘울지마. 엄마가 해줄게’가 아닌 ‘단추를 잠그고 싶은데 안 되서 속상하구나’라고 말해준다.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 슬픔, 분노 등을 감정 어휘로 명확하게 읽어주는 것은 아이의 정서 인식 및 표현에 도움이 된다. 공손성의 원리는 서로간의 인격을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 말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소개한 격률을 지켰다고 하더라도 공손성의 원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좋은 대화라고 할 수 없다.

일상에서 대화의 격률을 모두 지키면서 대화하기란 쉽지 않다. 대화의 요건들을 세세히 생각하면서 말하지 않을뿐더러, 대화의 격률을 지키지 않더라도 좋은 대화를 나눌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좋은 대화는 적절한 요건을 갖출 필요도 있지만, 상호간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하면서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부모도 아이를 주체적이고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소통을 통한 협력의 관계로 나아갈 때 좋은 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말하기 강의를 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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